대법원이 부동산 등기부등본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도입된다면 거래 당사자들이 실시간으로 등기 기록을 확인할 수 있어 사기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최근 블록체인 업체 '지크립토'로부터 '등기·등록정보의 보호·강화를 위한 블록체인 등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에는 기존 문서 위변조 방지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종 부동산 사기 등을 막기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 도입 방안이 담겨 있다. 법원행정처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블록체인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대법원은 각종 증명서를 발급하는 등기·등록·공탁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위·변조 확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방식이 사용 과정이 번거롭고, 허가된 특정인만 검증이 가능해 공개적으로 검증할 수 없어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허점을 악용한 서류 위조나 명의 도용 등의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중앙 서버가 아닌 분산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누구나 정보 변경을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고, 임의 수정도 불가능해진다. 특히 기존 시스템에서는 문서 발급 시점을 기준으로만 진위 확인이 가능해 발급 후 수정 시 확인이 어려웠던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부동산 매도인이 등기부등본을 미리 발급받아 매물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한 뒤, 발급받은 등기부등본 하단의 날짜를 위조하여 계약 당일에는 매물 근저당이 없는 것처럼 속이는 일이 가능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문서가 변경되더라도 등기·등록 정보가 실시간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이러한 시간차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보고서는 2025년부터 3개년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1단계(2025년)에서는 법 제도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2단계(2026년)에서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3단계(2027년)에서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한 변호사는 "블록체인 도입으로 실시간 기록 확인이 가능해진다면 부동산 계약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법원의 블록체인 도입 논의가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